[ 아시아경제 ] 키가 작은 남성이 신체적 열세를 보완하기 위해 과도하게 공격적이고 경쟁적으로 행동한다는 심리적 현상, 일명 '쇼트맨 신드롬(Short-man syndrome)' 또는 '나폴레옹 콤플렉스(Napoleon complex)'가 사실임을 입증하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지난 11일(이하 현지시각) 영국 데일리메일은 "호주 가톨릭대학교 연구진이 성인 30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심리학 조사에서, 키와 동성 간 경쟁(intrasexual competition) 사이에 중요한 연관성이 있음을 밝혀냈다"고 보도했다. 키가 작은 남성은 더 큰 질투심, 경쟁심, 시기심을 보이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이 연구는 국제학술지 Evolutionary Behavioral Sciences에 게재됐다.
연구를 이끈 다니엘 탤벗 박사팀은 "키에 대한 심리적 인식은 사회적 관계와 행동 전반에 깊은 영향을 미친다"며 "이러한 연관성은 키로 인한 소외감을 느끼는 이들이 긍정적인 신체 이미지와 정신 건강을 갖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번 조사에서는 실제 키뿐 아니라 본인이 느끼는 키에 대한 인식, 동성과의 경쟁 성향 등을 측정했다. 그 결과, 남성을 중심으로 키가 작을수록 동성 간 경쟁심이 강했고, 키에 대한 불만족이 클수록 시기와 질투 점수도 높게 나타났다. 키가 작은 여성 역시 경쟁심 경향이 더 높았지만, 남성에서 그 차이가 두드러졌다.
'쇼트맨 신드롬' 개념은 1926년 오스트리아 정신분석학자 알프레드 아들러에 의해 처음 제시됐다. 그는 이 현상을 '열등감 콤플렉스'의 일환으로 보고, 신체적 열세가 과도한 자기 과시와 경쟁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한 바 있다. 이후 지난 100년간 학계에서 꾸준한 논쟁의 대상이 되어 왔으며, 일부 학자들은 실재하는 심리현상이라 주장하는 반면, 또 다른 쪽에서는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다고 반박해왔다.
연구에서 키가 더 컸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남녀 모두 자신의 키에 만족하는 사람들보다 동성 간 경쟁심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키는 이성 간 선택과 동성 간 경쟁에서 근본적인 변수"라며, "키가 큰 남성은 키가 작은 남성보다 각각 연애 상대로서, 그리고 경쟁자로서 더 바람직하고 강력하게 평가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오랫동안 논쟁의 대상이었던 '단신 콤플렉스'가 현실에 기반을 둔 현상임을 과학적으로 입증했다"며 "신체적 특성이 개인의 심리와 사회적 행동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중요한 통찰을 제공했다"고 설명했다.
김은하 기자 galaxy656574@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