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국 내 자동차 생산 확대를 위해 차 관세를 현행 25%에서 추가 인상할 수 있다고 12일(현지시간) 밝혔다. 대미 자동차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은 이미 25% 관세로 타격을 입는 상황에서 추가 관세 인상 시 그만큼 수출 피해가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캘리포니아의 휘발유차 규제 등을 폐기하는 법안 서명식에서 "머지않은 시일 내에 자동차 관세를 인상할 수 있다"며 "관세가 높아질수록 그들(기업)이 이곳(미국)에 공장을 건설할 가능성이 커진다"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2기 집권 후 자동차와 주요 차 부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했다. 지난 4월3일부터 외국산 자동차에 25% 관세, 5월3일부터는 엔진 등 차 부품에도 25% 관세를 발효했다. 다만 미국에서 조립한 자동차 가격의 15%에 해당하는 부품에 대한 관세는 내년 4월까지 1년간 면제키로 했다.
그는 자동차 관세를 현재 25% 수준에서 인상하면 국내 자동차 산업을 보호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제너럴모터스(GM)가 추가 관세를 피하기 위해 향후 2년간 미국 공장에 40억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란 점도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한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을 "멍청이(numbskull)"라고 비난하며 금리 인하를 재차 압박했다. 정부의 국채 이자 절감을 위해서라도 금리를 낮춰야 한다고 거듭 촉구했다.
그는 금리를 2%포인트 낮추면 백악관은 연간 6000억달러를 절감할 수 있다며 "하지만 우리는 이 사람이 그렇게 하도록 만들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매년 6000억달러를 지출하고 있다"며 "이 6000억달러는 여기 앉아서 '우리는 금리를 인하할 충분한 이유가 보이지 않는다'고 말하는 한 바보 때문에 지출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인플레이션이 상승한다면 Fed의 금리 인상에 동의하겠지만 지금 상황은 반대라고 강조했다. 이날 미 노동부가 발표한 5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월 대비 0.1% 상승에 그쳐 시장 예상(0.2%)을 밑돌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하지만 (인플레이션이) 내려갔다"며 "아마도 뭔가를 강제로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6일 트럼프 대통령은 2026년 5월 임기가 끝나는 파월 의장의 후임을 "매우 곧"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차기 Fed 의장을 조기 지명해 파월 의장의 레임덕을 유발하려는 전략으로 보이는데, 이 같은 조치를 의미했을 가능성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감세안을 공개 비판하며 정면충돌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전기차에 대해 논의한 적이 있다며 "난 테슬라를 좋아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은 이스라엘의 대(對)이란 공격 가능성에는 "임박했다는 말은 하고 싶지 않지만 일어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과 이란이 진행 중인 핵 협상과 관련해선 "우리는 매우 좋은 합의에 상당히 가까이 와 있다"며 "난 그들(이스라엘)이 (이란 공격에) 들어가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합의를 날려버릴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교착 상태에 놓인 우크라이나 전쟁 휴전 협상과 관련해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양측 모두에 "실망했다"고 밝혔다.
뉴욕=권해영 특파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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