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영국에서 높은 물가로 인해 반려동물 양육에 부담을 느끼는 이들이 증가하면서 유기되는 동물이 급증하고 있다.
최근 AFP 통신에 따르면 영국 전역에서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이후 생계비 위기가 심화하면서 수만 마리의 반려동물이 버려지고 있다.
영국 런던 켄살 그린에 있는 메이휴 동물 보호소는 올해만 130마리 이상의 동물을 추가로 수용했다며 버려지는 반려동물들이 급증하고 있다고 전했다. 엘비라 무치-리온스 메이휴 동물 보호소 대표는 "힘든 상황에 있는 동물 주인들은 이런 결정을 내려야 한다는 사실에 부끄러움과 좌절감을 느끼지만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느껴 보호소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영국 왕립동물학대방지협회(RSPCA)에 따르면 올해 유기된 동물은 5700마리가 넘는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2% 증가한 수치다. 유기 동물 수는 매년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데, 지난해는 총 2만2500건으로 2023년 대비 7% 이상 증가했다.
현재 영국은 성인 인구의 절반가량인 2600만명이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다. 하지만 동물 관리 비용을 감당하지 못해 키우던 동물을 버리는 이들이 늘고 있다.
특히 반려동물을 키우는 저소득층의 경우 자신의 끼니와 반려동물의 먹이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할 정도로 어려운 상황이다. 보호소 측은 "반려동물 주인이 재정난으로 집을 잃어 보호소로 오게 된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동물 병원 비용이 상승한 것도 유기 동물 급증에 영향을 끼쳤다. 보호소 측은 "건강이 좋지 않은 반려동물들이 센터에 많이 도착하고 있다"며 "주인이 수의사 비용을 감당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데이비드 볼스 RSPCA 대변인도 "생계비 위기, 특히 수의사 진료비 지불 능력이 (유기 동물 증가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영국의 물가상승률은 2022년 10월 11%를 돌파하며 4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바 있다. AFP는 "(팬데믹 이후) 지난 몇 년간 물가상승률은 둔화했지만 여전히 많은 소비자들이 물가 상승 압박을 느끼고 있다"며 "애완동물 사료를 포함한 많은 품목의 가격이 약 25% 상승했다"고 전했다.
윤슬기 기자 seul9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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